휴스턴 교차로

교차로뉴스

교차로뉴스

문화강국 대한민국! 미국사회를 삼켰다

문화강국 대한민국! 미국사회를 삼켰다

by hstkcr 2020.02.14

한국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쾌거
각본, 국제영화, 감독, 작품상 92년 역사상 처음
미주한인 감독·배우·2세 청소년들에게 '자부심'
한인사회 '코리안 어메리칸' 위상 과시…재조명

아카데미 작품상 기생충, 빌보드 1위 BTS, 메이저리그 방어율 1위 류현진’ 영화, 음악, 스포츠분야 최고의 시상식에 대한민국 활약이 눈부시다. 한류열풍을 넘어 세계 영화, 음악 스포츠 시장을 리드하는 대한민국 문화 열풍이다.

92년만에 첫 비영어 영화 아카데미 작품상
2월9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기생충이 영어가 아닌 언어로 상영된 작품으로는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례 없던 초유의 역사를 새로 썼다. 비영어 영화가 최고상인 작품상을 수상한 일은 아카데미시상식이 시작 된지 92년만에 처음 있는 일로 우리영화 기생충이 그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기생충의 흥행과 작품성은 그 동안 여러 영화제를 통해 입증 되었지만, 어마어마한 규모의 헐리우드 대형화 배급사와 백인 중심의 미국의 영화시장에서 영어가 아닌 언어로 제작 된 영화가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92년 간 전무했던 역사가 반증하고 있다. 기생충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비영어 영화 최초)을 비롯해, 감독상(아시아계 2번째), 각본상(비영어 2번째), 국제영화상 4관왕에 오르며 아카데미시상식을 뒤흔들었고, 한국영화 역사로는 101년 만에 첫 아카데미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보였다.

1인치 자막장벽, 주류에 일침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소감에서 ‘기생충’ 봉준호 감독은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영화 공부를 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고 책에서 읽었다. 그 말은 마틴 스코세이지의 말이었다"고 말하며 관객석에 있는 마틴을 향해 인사를 건냈다. 마틴은 이번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과 함께 ‘아이리시맨’ 작품으로 감독상과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계의 거장이다. 봉감독의 수상 소감은 마틴 뿐 아니라 세계 영화팬들의 가슴을 울렸고, 최고의 수상 소감으로 회자 되고 있다. 봉감독의 수상 소감은 여러 시상식에서 시사성 있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비영어권 언어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1인치 자막 장벽으로 묘사하며 1인치 장벽은 이미 무너졌고 영화는 모두 연결 돼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즈는 봉감독의 1인치 장벽 발언이 트럼프의 멕시코 장벽을 연상케 한다고 소개하며 영화에서도 장벽이 무너지고 있는 시대에 국경장벽이 세워지고 있다고 논평했다. 봉감독은 벌쳐와의 인터뷰에서는 아카데미시상식(오스카상)을 로컬 영화제로 규정하는 발언을 거침 없이 표현하며 보수적이고, 백인 중심적인 아카데미 시상식을 향해 폐쇄적인 아카데미 현상에 대해 일침 가했다. 이 멘트는 전 세계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통쾌한 발언으로 조명되며 미국 중심의 아카데미시상식이 변화 되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미주 한인영화인들에게
아카데미 수상 직후 봉준호 감독은 북미 내 한인 영화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봉감독은 인터뷰에서 “며칠 전 선댄스 영화제에서 한인영화 감독(정이삭)이 만든 영화에 한국계 미국인이 주연(스티븐연)으로 나오고, 한인배우도 출연(한예리, 윤여정)하고 미나리가 관객상과 최고 상인 심사위원상을 받고 연이은 낭보가 좋은 소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북미에서 여러 한인 배우, 감독들이 주류와 인디영화계에서 자연스럽게 재능들이 꽃피우고 있다. 한인들의 다양한 재능들이 꽃피울 수 있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영화인을 꿈꾸는 미주 한인들과 업계에 동료들에게 격려를 전했다. 봉감독이 소개한 2020년 상반기 개봉 예정작 영화 미나리는 1980년대 한국 이민자 가족이 시골에서 농장을 만드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브래드피트가 제작자로 참여한 영화 미나리는 미주 한인감독과 배우들이 출연하며 미주 한인 이민역사를 소개한 영화로 개봉 전부터 호평을 받으며 지난달 선댄스 영화제 최고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 캠페인에 유학생 활약
영화계에서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위해 영화제작 단계부터 보통 1년간 캠페인을 펼친다. 아카데미(오스카 상) 수상을 위해 헐리우드 대형 배급사, 제작사들은 영화 홍보와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 캠페인팀을 따로 두고 운영한다. 후보에 오르게 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이번 기생충과 경쟁한 작품들도 그랬다.
헐리우드 영화에 비해 기생충은 다소 늦게 아카데미 캠페인을 시작했다. 아카데미 후보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난해 5월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료상을 수상하며 아카데미 캠페인이 조금씩 시작 됐다. 캠페인 기간 동안 봉감독은 북미지역 영화제, 방송 등을 500여 차례 인터뷰를 하며 캠페인을 이어 갔다. 캠페인에는 한인 통역사 샤론최(최성재)가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국적의 최성재 통역사는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영화 전공을 한 인물로 이번 캠페인의 1등 공신으로 소개 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적절한 영어 단어로 통역한 감각적 표현은 봉감독의 인터뷰를 더욱 빛나게 했다. 샤론최의 이 같은 통역은 전문통역사가 아님에도 영화에 대한 이해, 한국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가 가능케 했다는 평가로 미주 한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현지화 번역에 유학생, 1.5세 큰 공감
영화 기생충의 현지화 번역 자막도 영화의 신드롬에 기여했다. 영화에서 서울대는 옥스퍼드대, 반지하는 semi basement, 산수경석은 Landscape stone, 짜파구리 Ramdonf(ramen+Udong) 등으로 표현 되며 외국인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기생충의 영어 번역은 부산영화학교 달시파켓 교수가 참여했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유학생, 1.5세 미주 한인들에게 기생충은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들은 이중언어를 사용하고 이중문화를 체험하는 자신들도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언어 능력의 중요성을 영화를 통해 배웠다고 전한다.

기생충의 흥행열풍과 배경
기생충의 세계적 흥행과 열풍 배경에는 모두가 공감 할 수 있는 계층간 사회문제를 다룬 주제에 있다. 특히, 부자와 가난한 이를 선과 악으로 구분하지 않고 사회현상 속에 발생하는 문제점을 일상에서 찾았다. 대중영화가 보여 왔던 형식을 탈피해 권선징악도 희망도 없다. 인물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공감을 이끌어 낸다.
극중 캐릭터와 다른 삶을 살고 있더라도 공감 할 수 있게 한다. 이 영화의 키워드는 ‘냄새’다. 봉감독은 영화 개봉 전 기생충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냄새’라고 표현했다. 다소 불편할 수 있는 ‘냄새’라는 단어로 계층간의 갈등을 표현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대사 하나하나 디테일이 숨겨져 복선을 암시한 대본은 어디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기생충은 2번 3번 봐도 새로움을 만날 수 있는 영화다.

영화관계자, 정치인 등 호평 이어져
영화 기생충을 향한 호평과 열광은 다양하다. 알파치노, 에저튼, 크리스락, 콜레트 등 헐리우드 배우들은 ‘세상에서 가장 강렬한 영화, 한국 영화에 중독, 평생 품은 질문에 답해주는 예술작, 창의적이고 천재적, 모든 장르가 한영화에 담긴 명작’등 호평을 쏟아 냈다.
시상식 후에는 미국가수 트로이가 ‘봉감독이 나를 울게 했다’, 모델지지는 ‘기생충은 행복을 알게 하고 감동을 주었다’, 배우 샌드라오는 ‘한인이라 자랑스럽다’, 영화감독 존추는 ‘역사가 탄생했다’, 흑인여성감독 에바는 ‘세계는 넓고 전 세계 어느나라도 아카데미 수상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다’, 칸영화제 측은 ‘칸영화제 스탭 모두가 축하한다’고 전했다.
구글 CEO 순다르, 모건 국무부대변인, 대선후보 앤드류 양도 축하를 전했다. 휴스턴 한인들 반응도 다양한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영화가 미국 영화 시장의 정상에 선 사실에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한국영화가 아니라도 이 영화는 내 인생 영화이다”, “기생충 영화로 미국 친구들과 영화 대화에 중심에 선다. 한국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는다. 즐겁고 기쁘다” 등 소감을 전했다.
현재 영화 기생충은 휴스턴 상영관은 AMC Studio 30, AMC Katy Mills 20를 비롯해 12개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다. 그 동안 휴스턴에 상영된 한국영화 동시 상영관은 3개를 넘긴 적이 없다. 아카데미 수상소식이 전해지자 기생충은 역주행 흥행을 달리며 현재 북미 예매율 4위, 2,000여개의 극장에서 상영 되는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동자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