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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조수연, '휴스턴 발레단' 수석 무용수 발탁

한인 조수연, '휴스턴 발레단' 수석 무용수 발탁

by hstkcr 2019.01.18

한인 수석 무용수 63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최고영예
입단 6년만 3차례 고속 승급…자신과 싸움 도전의 열매

미국 명문발레단인 휴스턴 발레단에 한인 수석 발레리나가 탄생해 주목을 끌고있다.
전국 5대 발레단인 휴스턴 발레단은 지난 23일 '퍼스트 솔리스트(First Soloist)' 한인 조수연(31)씨를 '수석 무용수(Principal Dancer)'로 승급시켰다고 발표했다.
수석 무용수는 발레단의 얼굴이자 자존심으로 최고의 영예를 뜻하는데, 휴스턴 발레단에 한인이 수석 발레리나로 승급 된 일은 휴스턴 발레단 63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1955년 만들어진 휴스턴 발레단은 단원수(59명)로는 미국내 4번째지만 연간 기부금은 7천300만 달러에 달해 재정면에서는 미국 1위로 꼽힌다. 연간 공연횟수는 85차례로 클래식부터 현대 발레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있다.
조씨는 2012년 휴스턴 발레단에 '드미 솔리스트(Demi Soloist)'로 입단한 이래 2014년 퍼스트 솔리스트가 됐고 다시 4년 만에 최고 영예의 수석무용수에 올랐다. 휴스턴 발레단에서는 지젤, 라 바야데르, 나비부인, 돈키호테, 백조의 호수, 로미오와 줄리엣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퍼스트 솔리스트로 출연한 최신 작품은 호두까기 인형으로 별사탕 요정(Sugar Plum Fairy)역을 맡았다.
휴스턴 입단 전부터 조씨는 한국인 발레리나로 세계에서 인정받아 왔다. 2002년 초 스위스 로잔 국제발레콩쿠르에서 1등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그는 같은해 선화예고 1학년 재학 중 불가리아 바르나 콩쿠르에서 주니어부문 동상을 받고 수상자에게 주는 특전으로 캐나다 토론토 발레학교에서 1년간 수학했다. 그후 독일로 건너가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산하 존 크랭코 발레학교를 다녔다. 이어 독일 라이프치히 발레단에서 2년간 활동하다가 2007년 오클라호마주의 털사발레단에 입단했다. 털사에서도 2010년에 수석무용수로 발탁된 바 있다.
휴스턴 대표 한인신문 '코리아월드'가 15일 '휴스턴 발레단' 수석 발레리나로 발탁된 자랑스런 한인 조수연 씨(1986년 인천출생)를 단독으로 만나 독점 인터뷰 했다.

Q: 발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제가 어렸을 때 밥을 먹기 싫어해 힘들어 하셨던 어머니는 ‘운동을 하면 밥을 잘 먹겠지…’ 하고 동네 아파트에서 발레를 배운 것으로 저의 발레 인생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발레를 처음 배운 순간부터 저의 꿈은 발레리나였으니까요. 부모님께서는 저를 절대 전공으로 시킬 생각은 없었으나 저의 간절한 소망을 받아 주셨습니다.

Q: 선화예중고를 졸업하고 바로 유학길에 올랐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A: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집이 인천이라 늦게까지 이어지는 공부와 실기 수업에 부모님께서 서울에 작은 자취방을 마련해 주셔서 중학교 1학년때부터 혼자 생활을 했습니다. 가끔 할머니께서 돌봐 주셨고, 주말에 인천에 내려가면 어머니께서 반찬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선화학교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저는 중학교 3학년때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스위스 로잔(Prix de Lausanne) 콩쿨에서(강수진 입상 이후 17년만에 한국인으로 두번째로) 입상 후 캐나다 토론토 국립발레 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사실 저는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었지만 캐나다로 가지 않으면 입상이 무효가 된다는 사실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제가 우물 안 개구리였던 셈이지요. 한국에서 혼자 자취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해외 생활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저의 생각과 다짐은 정반대였습니다. 가족들이 너무나 그립고 보고싶었고, 발레나 공부로 힘든 것 보다(발레나 공부는 한국이 더어려웠던 것 같아요.) 처음 하는 타지 생활의(언어,문화,음식의 차이 등) 외로움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Q: 휴스턴 발레단 입단 배경과 입단 당시 소감을 회고한다면.
A: 휴스턴 발레단 입단 전 독일 라이프 치히 발레단에서 2년(2005-2007), 털사 발레단에서 5년 (2007-2012) 수석무용수로 활동했습니다. 그 곳에서의 생활이 점점 나아지고 행복했지만, 한편으로 편해지는 것이 싫었습니다. 더 큰 곳으로 가서 또 다른 꿈을 펼치고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휴스턴 발레단에서 춤을 추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휴스턴 발레단에 데미 솔리스트로 계약을 받았습니다. 사실 입단전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털사 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의 삶으로 만족하고 살 것인지, 휴스턴 발레단에서 데미 솔리스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지만 좀 더 큰 곳에서 또 다른 꿈을 펼칠 것인지에 대해서요. 저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다시 올라가기까지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지만 저는 제 자신을 믿고 도전 해보고 싶었습니다.

Q: 발레리나 조수연씨가 느낀 휴스턴 발레단은 어떤 곳인가요.
A: 휴스턴 발레단을 간단히 소개 드리자면, 1955년 만들어진 휴스턴 발레단은 미국에서 4번째로 큰 발레단으로 59명의 무용수가 있고 일년에 89회의 공연이 있으며 미국 발레단 중에서 가장 긴 44주 계약을 맺습니다. 또한 연간 7300만 달러의 기부금은 재정면에서는 미국 1위라고 합니다. 저는 휴스턴 발레단이 좋은 레퍼토리 작품을 많이 하고 공연횟수도 많고 클래식 발레와 모던발레를 나눠서 하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Q: 휴스턴 발레단 수석무용수로 승급소감과 기대는 했는지.
A: 한마디로 감개무량합니다. 정말 노력없이 그냥 얻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걸 또다시 느꼈습니다. 지난 2018년은 제가 휴스턴 발레단에서 활동한 해 중 가장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제가 허리 디스크가 있는데 2017년 말부터 갑자기 온 디스크 증상(Back spasm)이 계속 이어지고, 그 고통은 그야말로 절망적이었습니다. 허리를 움직일 수 없는 아픔의 고통보다도 발레를 할 수 없다는 현실과 이러다 발레리나로서의 삶이 이렇게 끝이 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 컸습니다. 결국 허리에 주사를 4대나 맞아야만 했고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과 관리를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2018년은 마음처럼 되지 않는 해라고 생각 했었는데, 연말 결과가 좋게 끝나서 너무 기쁘고, 제가 한국인으로서 휴스턴 발레단의 첫 수석무용수가 된 것은 또 다른 기쁨이라 생각합니다. 말로 다 표현이 안 될 만큼 그렇습니다. 그날 승진에 대한 예상 전혀 못 했습니다. 승급은 단장님(Director)의 결정으로 이뤄지고 사람마다 개개인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12년 데미 솔리스트로 입단, 2014년 솔리스트로 승급, 2016년 퍼스트 솔리스트로 승급, 2018년 수석무용수로 승급 되었습니다. 2년마다 차근차근히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Q: 발레리나로 진로를 꿈꾸는 후배들들에게 조언한다면.
A: 발레를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공부도 너무 중요하고 발레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겠지만 꿈이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노력이 있다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진짜예요. 제가 이루어 냈거든요.) 저는 발레리나의 이상적인 체격 조건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발레리나라고 하면 가냘프고 긴 팔과 다리에 쭉쭉 늘어날 것 같은 유연함까지… 저는 그와 정반대였습니다. 어쩌면 제 스스로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어렸을 적부터 연습 벌레였던 저는 프로인 지금도 매일 저 자신과의 싸움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발레는 그런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휴스턴과 미주사회 그리고 한국에서 활동계획은.
A: 지금부터가 진짜 발레리나의 삶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전보다 이제부터가 더욱 더 힘들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휴스턴, 텍사스를 대표하는 한국인 수석 아티스트(발레리나)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변함없이 계속 땀 흘리며 노력할 것입니다. 나날이 발전하고 무대위에서나 무대밖에서도 빛나는 그런 무용수,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올 시즌 남은 전막 발레 실비아 (Sylvia- World premiere), 코펠리아 (Coppelia), 즐거운 미망인 (Merry Widow), 마리 (Marie) 등과 단막 발레까지 너무 기대됩니다. 그리고 아직 다른 투어나 한국 공연의 일정은 없습니다. 향후 기회가 된다면 휴스턴 발레단이 한국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저의 소망입니다!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면서 더욱더 열심히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코리아월드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