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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고통과 희생정신을 기억"

"전쟁의 고통과 희생정신을 기억"

by hstkcr 2019.06.07

텍사스 주 킬린에 조성된 '한국전 참전용사비'·'한미정'
한인동포-시정부 공동모금 건립…'한미동맹우호' 상징

호국보훈의 달 6월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넋을 기리는 추모 행사들이 한국과 미주 곳곳에서 열린다. 텍사스 주 오스틴과 달라스 중간에 있는 킬린시는 미국 최대의 육군 군사기지인 포트 후드가 있는데, 이곳에는 한국전쟁 참전 미군용사들도 다수 거주하고 있다. 킬린시는 1993년 공군기지가 있는 한국의 오산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2002년 민간과 킬린시가 협력해 한국전을 추모하는 '한국전 참전용사비'를 세웠다. 또, 지난해 6월28일에는 같은장소에 한미우호의 두번째 상징물인 '한미정(韓美停)'이라는 한국식 정자 팔각정을 건립했다.

3년간 20만불 모금 '한국전 참전용사비'
2002년 킬린시 컨퍼런스 시빅센터 뒷편에 조성된 '한국전 참전용사비'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다. 6년간의 기금 모금 운동이 있었고, 그 중심에 킬린-오산 자매시 회장인 이화자 회장(전 킬린한인회)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이화자 회장은 “약 3년간 20만불의 모금을 이루어 냈다. 킬린을 중심으로 한인동포, 텍사스 전역의 한인들 그리고 미주한인사회에서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킬린시에서도 적극 협조 해 우리는 한국전 참전용사비를 건립할 수있었다”고 당시 모금 활동에 참여한 많은 이들을 기억했다.
이화자 회장은 1970년 8월 킬린으로 도미했다. 한국에서 미 8군 오피스에 근무했던 경력으로 킬린에 와서도 미군들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이어갔고, 킬린 한인사회와 미군과의 가교역할을 하며 친목을 다져왔다. 말 그대로 민간에서 한미동맹의 우정을 다지는 역할을 꾸준히 펼쳐왔던 것이다. 이화자 회장은 킬린에서 ESL교사로 1976년부터 1988년간 활동하다 미군입대 시험을 통해 킬린 미군부대에 입대한다.
한국에서의 경력까지 포함하면 총 28년간 미군에서 근무하다 전역한 셈이다. 1990년에는 킬린 한인회장에 취임하며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고, 1993년 미군공군기지가 있는 오산시와 킬린시의 자매도시 체결을 이루어낸다. 그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 매년 오산시와 킬린시는 두 도시의 우정을 위한 다양한 문화 예술공연과 민간교류가 활발하게 펼쳐졌다. 한국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미국을 체험할 수 있도록 킬린으로 초청했고, 킬린 지역의 우수 학생들은 한국을 경험 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을 제공하며 도시간 교환학생이 활발하게 추진되었다. 교육뿐 아니라 스포츠 교류도 활발했다. 오산시 고교축구단을 킬린시 예산으로 미국에 초청해 스포츠 교류 활동도 동시에 펼쳤다.
한국전 참전 미군용사 희생 감사 추모
이렇게 도시를 중심으로 양국의 민간 외교 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질쯤 이화자 회장은 미군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러다 생각해 낸 일이 한국전 참전용사비 건립이었다. 프로젝트 시작 당시 정부예산지원 없이 민간에서 과연 가능할까 라는 우려도 많았지만 3년에 걸친 모금활동은 대 성공이었다. 모금활동에는 미군들도 참여했고, 킬린시에서는 참전용사비를 건립할 수 있는 토지를 제공했다. 모두 하나의 마음으로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이회장은 “낮이고 밤이고 많은 미군들이 참전용사비를 찾아 전우의 영혼을 기리며 눈물을 흘린다. 가슴이 터질도록 아프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며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며 참전용사비 건립 당시 기억을 추억했다. 또, “이제 킬린에 남아 계신 한국전 참전용사는 3분 남짓 남았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시간이 지나 모두 세상을 떠나겠다는 생각에 서글프고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그러다 젊은 미군들이 이곳을 찾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한국 용산기지 등 한국에 파병 되었던 미군들이다. 한국에서의 좋은 추억과 경험을 참전용사비 앞에서 서로 나누고 한국전 용사들을 추모한다. 이런 모습을 보며, 우리는 언젠가 세상을 떠나지만 참전용사비가 우리를 기억하고 양국의 우정을 함께 나눌 수 있게 하겠다는 생각에 여한 없이 기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미군 참전용사들의 헌신에 보답하겠다는 뜻에서 매년 참전용사들에게 한국음식을 대접하는 행사도 꾸준히 열고있다.

킬린시, 한국정자 건립 장소 무상제공
킬린에서의 민간외교, 민간에서의 한미동맹 활동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2년부터 시작된 6년간의 모금 활동으로 지난해 6월 한국식 팔각정 정자 '한미정(韓美停)'이 킬린시에 우뚝 세워졌다. 팔각정은 한국과 미국의 우호를 상징한다.
정자 안쪽에 'KOREA-USA Frendship Forever'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팔각정 모금액도 30만불로 '참전용사기념비'의 규모를 뛰어 넘는다. 킬린시가 무상으로 장소를 제공해 주었고, 공사비 4만5천달러를 지원해 주었다. 그렇게 팔각정 '한미정' 건립을 하고 나니 조경을 꾸밀 예산이 부족했다. 그 때 킬린 JOSE SEAGARRY 시장이 나서서 주변조경 예산을 지원해 마침내 완공할 수 있었다.
이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우리는 언젠가 떠나지만 킬린에 한국전참전용사비와 한미정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지켜온 굳건한 한미동맹의 증거이자 우정의 상징이다.
민간에서의 활발한 한미동맹 강화 활동은 조국을 위해 중요한 우리의 역할이다. 한미동맹 강화는 친정이 잘 살 수 있게 해외에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자 해야만 하는 역할이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우리나라를 위해 싸운 한국전 참전용사의 넋을 기리며 추모한다”고 전했다. <동자강 기자>
※ 이 기사는 2019년 재외동포언론 지원사업 해외언론사로 선정된 코리아월드/휴스턴교차로의 보도로 국제관계 분야 ‘한미관계 민간외교’ 주제로 작성 되었으며,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후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