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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꼴찌가 미국대학 컴퓨터 공학 수석 졸업" 화제

"전교 꼴찌가 미국대학 컴퓨터 공학 수석 졸업" 화제

by hstkcr 2019.05.06

[단독 인터뷰]휴스턴대학 수석졸업 '이창진'씨

UH 학과 개설이래 최초 평점 4.0 만점 졸업··· 이과전체 수석 차지
"늦었다고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용기내서 도전하라" 희망줘

전교생 410명인 서울의 한 고등학교를 400등으로 졸업한 학생이 과연 휴스턴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할 수 있을까? 더구나 고교졸업 후 7년 동안 학업을 중단하고 일용직,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으로 한국에서 일을 하고 미국 대학에 진학한 경우라면 더욱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런 배경에 당당하게 휴스턴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최초이자 한인최초로 평점 4.0 만점을 받으며 수석 졸업한 인물이 있다. 바로 이창진(사진)씨다.
이창진씨는 전과목 만점으로 학과 수석은 물론 휴스턴대학교 이과 전체(약 400여명) 수석으로 졸업하게 되어 5월 10일 휴스턴 대학교 2018-2019학년도 졸업식에 학교대표기를 들고 가장 앞에 당당히 서게 됐다. 드라마같은 이창진 씨의 미국생활과 학업이야기를 듣기 해 29일 코리아월드에서 이창진 씨를 직접 만났다. 이창진 씨의 사연은 중고교 성적이 좋지 않아 학업을 포기한 친구들이나 영어가 불편해 미국에서의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에게 큰 도움과 힘이 될 것으로 기대 된다.

400등으로 고교졸업 후 군대, 일용직 생활
2005년 2월 고등학교를 410명의 전교생 중 400등으로 졸업한 이창진 씨는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군대에 입대한다. 친구들은 대부분 05학번 대학생으로 학교 생활을 즐기고 있었지만 이창진 씨는 군대를 전역하고 일용직,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으로 일자리를 찾아 옮겨 다니기 일쑤였고, 특별한 미래에 대한 계획과 비전 그리고 구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고교 졸업 후 그렇게 약 7~8년이 흘렀고, 2013년 누나가 있는 휴스턴에서 HCC에 입학해 ESL로 영어공부를 시작한다. 고교 졸업성적이 말해주듯 학교에서도 영어공부에 소홀했고, 사회에 나와서도 영어 공부는 따로 한일이 없던 이창진 씨는 영어 공부부터가 도전이고 난관이었다.

매형의 도움 큰 힘이 돼
HCC에 입학하기 전 여름방학 동안 이창진 씨는 영어 공부에 대한 도움이 필요했다. 이창진 씨의 매형인 성한주 씨는 여름방학 동안 매일 이창진 씨가 작성한 에세이를 하루에 하나씩 봐주며 약 100개의 에세이 작성을 도왔다. 이창진 씨는 “매형이 정말 큰 도움을 많이 주었죠. 매형은 휴스턴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선배이기도 합니다. HCC에서 영어를 공부할 때도, 전공을 정하고 전공 수업을 시작할 때도 매형이 많이 도와줬어요. 매형에게 특별히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창진 씨는 매형을 통해 컴퓨터공학 전공에 가장 중요한 자료구조 과목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학교 수업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잘할 수 있었다
이창진 씨는 자신의 학업성적 비결에 대해 “내가 공부를 못하는 것을 알아서 더욱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학업량보다 획기적인 자신만의 학습법을 개발해 반복하는 습관을 길렀다. 공부를 못한다는 자신을 정확히 진단해 불안함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창진 씨는 연습문제를 풀 때 정답을 맞추기 보다 오답을 낼 때 안도 한다. “틀린 문제는 왜 틀렸는지 끝까지 알아내 다음에는 틀리지 않도록 한다. 긴가민가해서 정답을 맞추면 오히려 불안하다. 많이 틀릴수록 좋다. 시험문제를 채점할 때 5개의 동그라미로 원리를 알고 정확히 이해해 맞춘 것인지 대략적으로 풀은 것인지 체크하는 습관을 길렀다”고 소개했다.

효율적인 시간관리
“돌이켜보면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한 점이 공부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대학에서 하루종일 공부만 하지는 않았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집중력이 엄청 낮거든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배웠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학업에도 큰 도움을 준 것 같아요”라고 소개했다. 이창진 씨는 틈틈히 공부하고 암기해야 할 것에 집중하는 학습방법으로 효율적인 학업습관을 극대화시켰다.

29세에 초6학년 수학을 공부
HCC에서 ESL을 마치고 컴퓨터공학으로 대학전공을 정한 이창진 씨는 컴퓨터공학 전공수업을 위해 그 동안 하지 않았던 수학공부를 시작한다. 가장 먼저 펼친 것이 초등학교 6학년 수학책이다. 대학입학을 앞둔 여름방학 3개월동안 한국의 EBS방송으로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수학을 공부한다. 영상학습에 있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1.5~2배속으로 재생하며 효율을 높이고 집중력을 키운다. 고교 졸업 10년만에 다시 꺼낸 수학책이었다.

미루지 않는 학습습관, 초반에 승부
이창진 씨의 학습 비결의 가장 핵심은 미루지 않는 학습습관이다. 예습도 포함되며, 과제와 시험준비도 마찬가지다. 예습을 수업을 효율적으로 돕고, 과제와 시험준비도 미리하는 것이 다른 추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창진 씨는 첫 시험은 무조건 A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10배 이상 심혈을 기울인다. 첫 시험을 성공해야 다음 시험 성적이 연쇄적으로 상승한다는 점을 염두한 대목이다. 이러한 이창진 씨의 학업 습관은 남들보다 뒤늦게 학업을 시작한 이창진 씨가 시간과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스스로 깨우친 방법으로 보인다.

전교꼴지의 미국대학 컴퓨터공학과 수석졸업은 놀라운 일이지만, 그 과정을 살펴보면 노력이 함께 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창진 씨의 재능도 한 몫 했다. 수석졸업 소식을 들은 고교친구들은 의아해하기 보다는 이창진 씨가 학창시절 순발력이 있고, 순간집중력이 탁월했던 모습을 기억하며 축하했다.
졸업 후 이창진 씨는 전공을 살려 어플리케이션 개발회사에서 데이터베이스 관리를 할 예정이다. 벌써 취업이 정해졌다. 대학원 과정으로 학업을 계속 이어갈 것이냐는 질문에 이창진 씨는 “전공을 살리며 일을 해보고 대학원 진학은 그 때가서 생각해 볼 것이다. 지금은 내가 배운 전공으로 일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창진 씨는 “인터뷰에 응하게 된 이유는 딱 하나이다. 저처럼 전교 꼴지도 대학을 졸업한 것처럼, 학창시절 성적이 부진했던 친구들이 학업에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늦게라도 공부는 다시 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동자강 기자>